"2천만원 투자하면 연구효과 250배" 출연연 소통하니 아이디어 '봇물'
19일 '출연연 교류의 날 – 소통 한마당' 열려
디지털전환 아이디어 경연서 김덕환 에너지연 박사
'리서치 트렌드 큐레이터 봇' 제안
"연구원 1인당 주 4시간 시간 절감 가능해"
계약구매 전문 AI 등 다양한 아이디어 공개
임윤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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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3 18:15 | 최종 수정 2024.12.2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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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봇 개발에 2000만원을 투자하면 연구자들은 250배의 연구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김덕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가 19일 '출연연 교류의 날 - 소통 한마당(이하 교류의 날)'의 '디지털전환(DX) 아이디어 경연'에서 "R&D 예산 투자가 양적 성과를 보장하던 시대가 끝났다.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AI가 그 돌파구가 될 것"이라며 제시한 파격적인 제안이다.
그러면서 "AI가 잘하는 영역을 찾아 AI에게 맡기고, 연구원이 잘하는 부분은 연구원에게 맡겨야 한다"며 '리서치 트렌드 큐레이터 봇' 시스템을 소개했다.
김덕환 박사가 큐레이터봇을 소개한 이번 출연연 교류의 날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연구행정 혁신을 위한 디지털 전환(DX)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협력을 강화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곳에서는 연구자들의 연구몰입도를 높이고 행정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혁신 아이디어,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혁신적인 업무혁신 방안들이 소개됐다.
이 자리에서 김 박사가 제안한 '리서치 트렌드 큐레이터 봇'은 온라인 학술정보 사이트에서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기술을 통해 자동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생성형 AI로 필터링하여 연구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김 박사는 이 시스템이 두 가지 핵심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먼저 "RPA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학술정보 사이트에서 자동으로 최신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며 "AI를 통해 수집된 방대한 정보를 연구자별 맞춤형으로 필터링하고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스템은 사용 편의성 또한 뛰어나다. 연구자가 관심 키워드만 설정하면 관련 정보를 이메일로 보내주기 때문이다. 김 박사는 "기존에는 연구자들이 매일 또는 주기적으로 검색을 통해 자료를 찾고, 수백 페이지의 논문을 읽어야 했다"며 "이 시스템을 통해 효율적인 연구동향 파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이를 통해 "연구원 1인당 주 4시간의 시간 절감만으로도 투자 대비 250배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며 "큐레이터 봇은 연구자들이 더 창의적이고 본질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잘할 수 있는 영역에는 사람이, AI가 잘할 수 있는 영역에는 AI가 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AI 혁신의 방향성과도 일치하는 것으로, 향후 연구개발 분야에서 AI 활용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아이디어 경연에서는 김 박사 이야기 외에도 다양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
유현승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행정원은 'ChatGPT 기반 계약구매 전문 AI'를 제안했다. 유현승 행정원은 "계약업무는 복잡하고 책임이 막중한 업무"라며 "입찰참가자격 검토에서 원가계산까지 가능한 AI를 통해 연구자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AI는 조달청 출연연 발주 데이터와 200여개의 법령을 학습했으며, 20여명의 계약 전문가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학습을 진행 중이다. 유 행정원은 "입찰참가자격 검토 시간을 1시간에서 1분으로 단축할 수 있으며, 국가계약법 99% 준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우중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관리원은 'AI 대형언어모델(LLM) 기반 실험실 안전사고 ZERO 리포팅 서비스'를 소개했다. 김 관리원은 "연구자 수 대비 사고 건수가 연구기관이 가장 높은 상황"이라며 "특히 화학물질 취급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김우중 관리원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화학물질 구매정보와 내외부 빅데이터를 활용해 연구 수행 시 관리방안과 주요 행동요령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미국 NIH의 PubChem과 해양대기청의 CAMEO Chemicals 등 방대한 화학물질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며, 내년 3월 온라인 구매시스템 도입 후 단계적으로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서현욱 한국기계연구원 박사는 'AI 행정원'이라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AI 행정원은 자연어 처리 모델을 기반으로 한글 관리도구, 엑셀 관리도구, API 도구 등을 활용해 문서작업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400~500페이지에 달하는 계획서의 수정보완 작업이나 여러 기관의 문서 스타일 통일 등 반복적인 행정업무를 도와준다.
오정환 한국재료연구원 박사는 'AI기반 정보 추출 및 보고서 작성 도구'를 발표했다. 오정환 박사는 ChatGPT와 같은 클라우드형 AI가 아닌 오픈소스 기반의 로컬 AI를 활용해 보안 문제를 해결하고, 고가의 서버 비용 없이도 효율적인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아이디어들은 공통적으로 연구자들이 본연의 연구활동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최근 ChatGPT로 대표되는 AI 기술의 발전을 연구행정 혁신에 적극 활용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전한 이들은 △대상(유현승 건설연) △우수상(김우중 KIST, 서현욱 기계연, 오정환 재료연, 김덕환 에너지연)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혁신 아이디어로 수상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연구기관의 조직문화 발전과 업무 생산성 향상 아이디어를 제안한 사람들을 위한 시상식도 진행됐다. 시상식은 성과유공 우수사례와 혁신아이디어 두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성과유공 우수사례에서는 총 5개 팀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연구행정혁신 추진과제 도입 부문에서는 한국기계연구원 유병주 실장이, 연구행정혁신 자율추진 부문에서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디지털행정추진실 김기탁 실장이 각각 이사장상을 수상했다.
조직문화혁신 우수사례 부문에서는 한국기계연구원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혜린 실장이 이사장상을 받았다. 기계연은 조직문화 기관 우수사례를 인정받았으며, 박혜린 실장은 조직문화 체계 구축을 통한 기관 정체성 확립에 기여한 공으로 상을 받았다.
정보화경진대회 부문에서는 송영배 에너지연 연구원이 'AI챗봇 시스템' 개발로 이사장상을 수상했다.
혁신아이디어 부문에서는 3개 팀이 수상했다. 대상은 강희석 에너지연의 강희석, 고은정, 허태원, 박승민 팀이 차지했다. 이들은 'AI 기반 R&D 평가 통합관리 및 분석 시스템 구축' 아이디어를 인정받았다.
최우수상은 박순용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원의 '미르 시스템'과 에너지연의 김병제, 송영배, 김희웅 팀이 'AI를 활용한 보도자료 자동 작성 시스템' 아이디어가 각각 선정됐다.
한편, 출연연 구성원 간의 아이디어를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킹 시간도 이날 마련됐다. 네트워킹 교류는 스탠딩 테이블 형식으로 진행됐는데, 각각의 테이블에서는 AI·건설·식품·핵융합 등 다양한 연구 주제별로 짧은 발표가 진행됐다. 참여자들은 각자의 연구분야와 상관없이 발표를 듣고 교류하며 앞으로의 미래를 함께 그려갔다.
네트워킹에 참석한 김영윤 한국화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 협업할 수 있는 분야를 알게 됐다"며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보다 더 넓은 범위에서의 협업을 도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권기현 한국식품연구원 디지털팩토리사업단장은 "식품 산업의 AI 자율 제조가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영식 NST 이사장은 "앞으로 출연연 간 벽을 허물고 상시적으로 교류가 진행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공공연구기관의 구성원으로서 정체성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제도적, 문화적 변화와 혁신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출연연 교류의 날 활성화를 위한 공식 명칭 투표도 진행됐다. 현장 투표 결과 전명훈 표준연 정보보안팀장이 제안한 '연구이음 마당'이 선정됐으며. 내년부터 공식적으로 사용된다.
출처 : 헬로디디(http://www.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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