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휴먼이 온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미래에 대한 철학적 성찰
이종관
승인
2024.02.24 13:47 | 최종 수정 2024.02.26 08:41
의견
0
(책을 내면서)
“이 책은 인간의 미래 운명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다. 단순히 이야기하면 ‘철학적 미래학’이다. 한편으로는 어마어마하게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과학기술 덕분에 우리의 미래는 멋진 신세계로 향하는 듯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인간은 그러한 혁명을 감당하기에는 불량한 성능을 지닌 존재자로서 이제 ‘포스트휴먼’에게 밀려 역사에서 퇴출될 듯한 우려도 든다. 그렇다면 미래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는 존재자 ‘포스트휴먼’이란 과연 무엇인가?
물론 포스트휴먼은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빠른 발전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던 도구가 곧 인간의 뇌를 대신하는 존재자로 탈바꿈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런 발전이 결국 포스트휴먼의 출현으로 귀결된다면 과연 우리 인간은 어떤 존재론적 지위를 갖게 될까?
그러나 미래는 예측의 대상이라기보다는 비전의 영역이다. 우리가 미래의 삶에서 어떤 가치를 찾으려 하고 어떤 인간이 되기를 원하는가에 따라 비전의 내용도 결정되기 마련이다. 이런 의미에서 현재의 기술 중심적 미래 연구는 인간을 탐구의 중심에 두는 인문학적 성찰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이 책은 바로 이런 필요성에 대한 응답이다.”
(출판사 서평)
인간은 포스트휴먼이 될 것인가?
철학으로 보는 포스트휴먼의 가능성과 불가능성
2016년과 2017년 벌어진 ‘알파고’ 바둑대결에서 인간의 연이은 패배를 보고 사람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인간을 능가하는 인공지능의 등장이 현실로 나타난 듯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사람들은 알파고 대신 대국장에 앉은 아자황을 보며 착잡함을 금치 못했다. 자기 의지와 무관하게 인공지능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최초의 인간을 본 셈이었기 때문이다. 거기서 아자황의 두뇌를 사실상 대신하고 있었던 것은 인공지능 알파고였다. 기계가 인간을 넘어 인간을 대신하고, 기계를 통해 인간 성능이 증강되는 시대가 멀지 않아 보인다. 과연 기계가 인간이 되고, 인간이 오래된 생물학적 한계를 넘어 초인간(trans-human)이 되는 시대가 올 것인가?
‘트랜스휴머니즘’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포스트휴먼의 개념적 윤곽은 1998년 옥스퍼드 대학의 철학자 닉 보스트롬이 「트랜스휴머니스트 선언」에서 말한 내용을 보면 정확히 알 수 있다. “트랜스휴머니즘은 응용이성을 통하여, 다시 말해서 노화를 제거하고 인간의 지적, 신체적, 심리적 능력을 대폭 향상시키는 데 두루 이용될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을 통하여 인간의 조건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가능성과 희망을 높이는 지적이고 문화적인 운동이다.”(본문 28쪽) 한마디로 ‘트랜스휴먼’ 또는 ‘포스트휴먼’이란 첨단 기술을 통해 성능이 향상된 인간을 가리키며, 트랜스휴머니즘은 이를 통해 인간의 가능성을 넓히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저작권자 ⓒ 창조아고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