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산업 혁명의 선구자들

이종관 승인 2023.12.30 10:32 | 최종 수정 2023.12.30 13:26 의견 0


5차 산업 혁명의 선구자들

지난 호에서 4차산업혁명에 잠복하고 있는 대재앙의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5차산업혁명이라 불릴 수 있는 새로운 혁신이 절실함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그 핵심은 디지털 스마트 기술을 역적용시켜 1차에서부터 4차 산업혁명을 관통하는 선형경제를 메타버스와 스마트순환경제가 연동된 매타버큘러노미로 혁신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혁신을 누가 이뤄내야 할까? 과연 이러한 대혁신에 감히 도전할 존재가 있을까? 대혁신의 주인공은 바로 로봇도, 인공지능도, 포스트 휴먼도 아니다. 바로 인간이다. 인간만이 미래를 향해 결단할 수 있는 자유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빅터 프랑클의 고백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이전의 유태인 출신의 신경 생리학자였다. 그는 유태인이었기에 그이 부모, 친척, 그리고 심지어 갓 결혼한 그의 부인과 함께 나치정권 이후 수용소에 수감된다. 그러나 그 수용소에서 그를 제외한 그의 부인, 가족 모두 죽음을 맞이한다. 그는 그가 참혹한 바탕으로 인간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인간은 조건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그 조건에 대해서 어떠한 태도를 취할 것인가를 결단하는 것은 인간의 자유이다”

이 말은 두 가지의 측면에서 중요하다. 우선 그가 통찰하여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단순히 실험실에서 나온 결과도, 논리적 추론의 결과도 아니다. 그는 생생한 역사적 현실에 처하여 그 상황을 직접 겪으며 몸으로 깨달은 진리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포로 수용소에서 인간으로부터 모든 것을 빼앗을 수 있다는 사실을 체험하였다. 심지어는 자기의 몸 조차 자신이 것이 아니라 나치의 소유물로 빼앗길 수 있음을 체험하였다. 하지만, 그는 또 다음가 같은 사실도 목격하고 체험하였다. 즉, 인간의 마지막 자유, 즉 주어진 환경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선택하는 자유, 그것은 나치조차 빼앗을 수 없었다. 실로 나치가 지배하던 그 시대에 유태인으로 태어난 것은 그 유태인들이 선택할 수 없었던 불행한 조건이다. 그런데 프랑클은 유태인 수용소에서 인간은 두 종류의 인간, 즉 돼지 혹은 성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목격했다. 그런데 이들을 돼지와 성자로 만든 것은 유태인 수용소가 아닌 그들이 추구하는 삶의 의미에 따른 그들의 결단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그 몸까지 뺴앗긴 그 상황에서도 타인을 배려하고 희생하는 성자가 되는 반면, 어떤 사람은 그 똑 같은 상황에서 인간이기를 보포기하고 돼지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프랑클이 그 참혹한 나치수용소에 체험하고 깨달은 진리는 오늘날의 상황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지금 현재 코로나는 어떻게 보면 끔찍한 재앙 속에 살고 있다. 이는 우리가 스스로 선택한 역사적 상황이 아니다. 그러나 이 현실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취할지는 바로 우리의 선택이다. 누차 강조했듯이 우리가 디지털 전환을 선형소비경제를 지능화하는 기존의 방향으로만 계속 발전시킨다면 우리에게 닥쳐올지 모르는 재앙의 리스크가 점점 커질 것이다. 따라서 빠르게 디지털 기술을 역적용시키는 방향으로 경제를 혁신해야 하며, 그렇게 되면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경제로 나아갈 수 있는 탈출구를 열 수 있게 된다. 이때 바로 우리의 선택이 지극히 중요하다

이러한 선택을 한 사람들은 이미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스마트 순환경제의 첫 발을 디딘 업체가 ‘당근마켓’이다. 당근마켓은 디지털 기술을 역적용하여 디지털 기술이 파괴한 것을 회복시키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잘 알다시피 디지털 기술은 전세계를 하나로 묶는 세게화을 이룩하였는데 이는 동시에 지역사회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당근마켓은 당근마켓은 디지털 기술을 역이용하여 “당신 근처를 연결시킴으로써 지역 커뮤니티를 소생시켰다. 그리고 자칫 폐기될 물품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순환 경제를 스마트하고 지능적으로 증진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 사업모델의 효과는 놀라운 것이었다. 2020년 한 해 동안 1억 2000만 건의 거래와 나눔이 당근마켓을 통해 성사되었는데 이렇게 재사용된 자원의 가치는 나무 2770만 그루를 심은 것과 같으며 서울의 남산 수십 개가 온실가스를 흡수한 것과 같은 효과를 지닌다.

두 번째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슈퍼빈(Superbin)이라는 스타트업이다. 이 슈퍼빈은 우리의 경제가 나아가야 될 방향이 스마트 순환 경제라고 하는 것을 통찰하고, 인공지능 기술과 네트워크 기술, 빅데이터 기술을 융합시켜 페트병을 끊임없이 회수해서 재활용하는 효율적으로 지능화된 시스템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수퍼빈은 화성에 재활용 공장을 설립 중에 있다. 그런데 이 공장은 문화시설 개념으로 디자인되어 순환경제 과정을 모두가 볼 수 있게 하고 동시에 참여를 증진시키는 갤러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또 다른 예시로 네덜란드의 트리오도스(Triodos) 은행도 있다. 이 은행은 시장에서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그리고 생태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자본을 조성하고 투자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최근 유럽의 젊은이들은 이러한 사회적 금융을 핀테크로 스마트화하는 소셜핀테크에 도전하고 있다. 비록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소셜 핀테크가 발전하진 않았지만, 그 잠재력이 충분하다. 바로 ‘돈쭐’ 문화이다. 돈쭐은 선행을 하는 자영업자에게 온라인으로 주문 폭탄을 날려 그 자영업자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이다. 비록 돈쭐이 즉흥적인 놀이 형태로 진행되고 있지만, 이를 비지니스 모델과 결부하여 핀테크와 결합한다면 우리도 사회적 핀테크를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스마트 순환경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도 하지 않으면 않되는 당위로 다가오고 있다. 스마트 순환 경제는 경제 기관의 예측에 따르면 2030년에는 4500조 원의 시장으로 성장을 할 것이라고 한다. 또 앞으로 10년간 선형 경제에만 계속 매달려 있는 기업들은 거의 40%가 파산할 것이라고 예측이 있다.

물론 5차산업혁명의 미래를 향한 도정에 선구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지금까지 대학이 교육과정은 선형경제에 최적화된 인재를 양성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 대학은 스마트순환경제를 메타버스 비물질 경제와 연동시켜, 공감과 공동체의 책임의식, 사회적 가치, 생태가치를 창조하는 5차산업 혁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이미 해외의 몇몇 대학에서는 사회적 가치와 생태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재의 양성을 교육과 연구의 목적으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교육과정은 물론 교육공간의 구조까지 대대적으로 혁신하였다. 그 대표적인 대학이 영국의 North Hampton 대학이다.

지금까지 4회에 걸쳐 현재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역사적 대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철학적 미래의 비전을 그려보았다. 그동안 다소 어려울 수도 있는 이 철학 컬럼을 읽어주신 동문들께 감사를 드리며 다음과 같은 말로 컬럼의 끝을 맺는다.

현재는 미래를 혁신할 수 없다.

그러나 미래를 바라보는 현재의 눈이 혁신될 때,

혁신적 미래는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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