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AI 시대' 시작된다…CES, 한마디로 정리하면 'ALPHA' [미리 보는 CES]

박윤석 기자 승인 2023.12.26 11:07 | 최종 수정 2023.12.26 11:26 의견 0


인공지능(AI)의 진정한 시작-. 내년 1월 9~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24’의 핵심 주제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행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알파’(ALPHA)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이후 미국 오프라인 비즈니스 행사 중 가장 큰 규모로 더 다양해진 업종의 글로벌 기업들이 한층 진화해 일상 속으로 성큼 들어온 첨단기술을 선보일 전망이다.

25일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CES 2024의 주제는 ‘올 온’(All On)이다. CTA 측은 “인류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의 기술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내년 행사에서는 ‘AI의 전 산업 적용’이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이번 행사의 전시공간은 전년보다 10% 이상 넓어졌다. 주최 측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13만 명이 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 기업들의 활약도 기대된다. 전체 참가업체 4124곳 중 한국 기업은 705개로, 미국(1148개)·중국(1104개)에 이어서 세 번째로 많다. 대만과 일본에선 각각 178개·74개 기업이 참가한다. 이번 행사에서 주목할 만한 기술 동향과 트렌드를 ‘ALPHA’ 키워드로 풀어봤다.

①A:모든 산업 스며드는 AI…킬러앱 경쟁도

참여 기업들은 AI 기술 자체보다 AI가 일상 속에 어떻게 녹아드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AI,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을 주제로, 글로벌 무대에서 처음으로 AI 비전을 공식 제시할 예정이다. 생성형 AI 모델 ‘삼성 가우스’를 적용한 온 디바이스 AI(네트워크 연결 없이 기기 자체에서 AI 구현) 디바이스를 내년 출시하는 만큼 이번이 첫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와 오픈AI의 챗GPT를 활용해 자동차 내비게이션 기업 톰톰과 공동 개발한 ‘차량용 AI 비서’를 공개한다. 아마존은 최신 AI 기술이 모빌리티·광고·자율주행 등에 적용되는 방식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를 열겠다고 밝혔다.

내년 신설되는 CES 혁신상 ‘AI’ 부문 수상자로는 28개사가 선정됐다. 총기 검사용 AI, 재활용 쓰레기 분리수거 AI, 비만 유전자 감지 AI, 식품 알레르기 검출 AI 등이다. 웹툰용 AI 개발사인 오노마AI, 인테리어 디자인용 AI 솔루션 개발사인 라이프온코리아 등 한국 스타트업도 포함됐다. AI를 각 산업·생활에 적용해 해당 분야 ‘킬러 앱’이 되려는 경쟁이 CES에서도 본격적으로 벌어지는 모양새다.

②L:디바이스 간 연결 넘어…산업간 연결·융합

LG전자는 ‘고객의 미래를 다시 정의하다’를 주제로 AI 기반 혁신기술을 소개한다. 전장(차량 전자·전기 장비) 제품도 대거 소개하는데, LG전자의 차세대 모빌리티 콘셉트인 ‘알파블’을 구현한 콘셉트카와 콕핏 플랫폼 등이 처음 공개된다. LG이노텍도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모빌리티 핵심 부품을 탑재한 차량 모형 등을 선보인다. 개인 취향이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모든 디바이스가 하나로 연결되는 ‘개인 맞춤형 초(超)연결’도 눈에 띈다.

농업·의료·교육·뷰티 등 이종산업 간 융합도 관전 포인트다. 내년엔 뷰티테크 분야에서 처음으로 니콜라 이에로니무스 로레알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에 참여한다. 또 미국 타이어제조사 굿이어, 일본 농기계제조사 쿠보타, 일본 모빌리티 기업 소니 혼다 모빌리티, 미국 유통기업 월마트 등 800여개의 기업이 새롭게 출사표를 낸다.

③P:에너지·메타버스…미래 세상 바꾼다

미래를 위한 변화도 주제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SK E&S 등 7개 계열사가 공동으로 테마파크 콘셉트의 전시관을 꾸렸다. 탄소 감축으로 기후 위기가 사라진 ‘넷 제로’(탄소 실질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것) 세상의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 도심항공교통(UAM), 소형모듈원자로(SMR),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등 탄소 감축 기술을 한 자리에서 소개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CES 현장을 둘러볼 계획이다.

롯데정보통신은 메타버스와 전기차 충전기 플랫폼을 선보인다. 두산그룹은 ‘우리 지구, 우리 미래’를 주제로 SMR·수소터빈 등 탄소중립 솔루션과 친환경·AI 기술을 소개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박지원 부회장 등도 현장을 찾는다.

④H:치매 진단, XR 닥터…디지털 헬스 신기술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는 디지털 헬스 등 미래 먹거리 기술을 소개한다. 확장현실(XR) 기반의 원격 치료 서비스 ‘XR헬스’, 원격 진료 지원 카메라 센서 플랫폼을 개발하는 ‘마인드셋 메디컬’ 등이 대표적이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벽돌과 가구로 재활용하는 플랫폼 ‘브리키파이’, 장애인 학습 보조 기술을 제공하는 에듀테크 스타트업 ‘키투인에이블’ 등도 참여한다.

네이버가 투자한 스타트업으로는 후각 자극에 반응하는 뇌 신호를 분석해 10분 치매 진단 솔루션을 개발한 ‘엔서’를 비롯해 뷰런테크놀로지(모빌리티)·가우디오랩(AI 오디오)·리빌더AI(3D 솔루션) 등 총 18곳이 참가한다. 카카오가 투자한 참여 회사는 헬스케어 분야 혁신상을 받은 소형 웨어러블 근전도계 기기 개발기업 ‘엑소시스템즈’, 신경인성 방광 및 배뇨장애 환자를 위한 웨어러블 모니터링 솔루션 기업 ‘메디띵스’ 등 10개 기업이다.

⑤A:더 진화한 자율주행…‘육상 혁신’ 비전도

자율주행 기술의 진화도 CES 무대를 달군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2년·5년 만에 CES 무대에 복귀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현장을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와 수소 사업 비전·전략을, 기아는 목적기반차량(PBV) 비전과 비즈니스 전략을 공개한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UAM 법인인 슈퍼널은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 시제품을 공개한다고 한다.

HD현대는 육상 인프라 미래 비전을 소개한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직접 기조연설에 나서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육상 혁신 비전이자 인프라 건설 구상인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설명한다. 첨단·무인 자동화 기술력을 활용한 차세대 건설 현장 미래상을 비롯해 디지털 트윈 기술 기반의 현장 관제 및 원격제어 솔루션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고석현·심서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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