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 사회문제 해결"…코이카 손잡고 국제공헌 나선 'K-혁신'

박윤석 기자 승인 2023.12.26 11:06 | 최종 수정 2023.12.26 11:24 의견 0


머니투데이 원문 기사전송 2023-12-25 10:00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 340만명이 수인성(水因性)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병원성 미생물이 물을 매개로 전파돼 발생하는 질병을 예방하려면 수질을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물 속 세균을 검출하는 수질 측정기는 값비싼 비용으로 인해 개발도상국에서 이를 도입하기에는 무리가 크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선 국내 스타트업이 있다. 분광(分光) 기반 성분 검출·측정 장치를 개발한 '파이퀀트(Piquant)'다. 분광은 반사·산란·확산·투과되는 정도가 제각기 다른 빛의 특성을 통해 물질의 고유 속성을 알아낸다.

파이퀀트의 휴대용 수질 측정기 '워터스캐너'는 기존 방식의 검사 비용을 50분의 1수준으로 낮췄고 검사 시간은 1440분의 1로 단축했다.

그런데 혁신기술 개발에도 불구하고 개발도상국에 보급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였다. 해외 진출을 위해선 현지 유관기관과 네트워크가 있어야 하고 기술을 홍보할 수 있는 채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파이퀀트를 비롯해 개발도상국 진출을 목표로 하는 다른 스타트업들도 마찬가지로 겪는 문제다. 이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 코이카)은 '혁신적 기술 프로그램(CTS, Creative Technology Solution)'을 운영하고 있다.

CTS 프로그램은 스타트업 등 혁신가들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개발협력 분야로 적용해 기존 공적개발원조(ODA) 프로젝트에서 소외됐던 사람들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이들의 삶의 질 개선과 함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기획됐다.

구체적으로 △Seed 0(사업모델 기획) △Seed 1(기술개발 지원) △Seed 2(시범사업 확장) 등 사업역량 강화를 위한 초기 교육부터 시제품 제작과 현지 실증, 혁신 솔루션으로서의 성과 검증과 현지 사업화까지 단계적으로 지원이 이뤄진다.

코이카는 2015년부터 시작한 CTS를 통해 올해 상반기까지 22개국에서 보건, 교육, 환경, 에너지, 물 분야를 중심으로 총 108개의 협력 사업을 발굴했다. 개발도상국 저소득층 약 455만명이 CTS의 수혜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파이퀀트의 경우 2018년 CTS에 선정돼 기술개발 지원(Seed 1)을 받고 지난해 시범사업 확장(Seed 2) 지원을 받아 개발도상국 진출에 성공했다. Seed 1 때는 인도 현지에 제품을 20대 보급하고 105명을 대상으로 제품 보급 관련 위생 교육을 실시했다.

특히 인도에서의 성과를 인정받아 한국 기업 중 최초로 미국의 '빌 앤 멀린다 게이츠재단'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게이츠재단은 워터스캐너가 개발도상국의 식수 안전도를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는 기술로 인정했다.

베트남에서도 수질 관련 연구 및 제품 보급을 실시했다. Seed 2를 통해 현지에 1000대 이상의 제품을 보급했으며, 인도·베트남 수질관리기관과 진행하는 협업을 통해 10만명 이상의 수혜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파이퀀트 외에도 여러 스타트업들이 코이카의 CTS를 통해 개발도상국에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며 활약하는 중이다. 지능형 누수관리 시스템을 개발한 '위플랫'은 개발도상국에 적합한 저비용 솔루션을 통해 깨끗하고 안전한 상수도 공급에 기여하고 있다.

유류 이륜차를 전기 이륜차로 전환하는 '블루윙모터스'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그린 모빌리티를 확산하며 대기오염을 개선하고 탄소배출을 줄였다. 베트남 현지 대학과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전기 이륜차의 탄소절감 성과를 정략적으로 확인했다.

에듀테크 스타트업 '두브레인'은 캄보디아에서 최초로 크메르어 인지발달 교육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캄보디아 유일의 지적장애 특수학교를 포함한 3개 학교에서 456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 효과성을 검증하며 유의미한 변화를 확인한 바 있다.

기초교육 이수율 향상을 위한 스마트 교실 수업지원도구를 개발한 '태그하이브'는 Seed 2를 진행한 1년간 인도의 200개 교술, 약 8000명의 학생들에게 제품을 공급해 출석률을 25% 높이고 학업 성취도를 3배 높이는 결과를 확보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인도 조달청에 제품이 등록됐다. 인도 2000개 학교, 40만명 학생들에게 솔루션을 보급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유니세프(UNICEF)의 '글로벌 교육 위기를 해결할 10개 테크 스타트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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