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의 Pivoting Story: 창시자 vs. 창업자
맥도날드의 모든 제조와 서비스 기술은 맥도날드 형제가 창조해낸 것이다. 햄버거, 프렌치프라이, 밀크쉐이크, 탄산음료의 조합으로 30초내에 주문된 음식을 제공하는 리시피, 주방 기기와 동선, 서비스 매뉴얼, 인테리오와 익스테리어, 브랜드와 로고...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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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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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단어, 끈기. 이 세상 무엇도 끈기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재능? 재능은 있는데 성공하진 못했다는 사람들로 이 세상은 차고도 넘칩니다. 천재성? 불운의 천재란 표현도 핑계에 불과해요. 지식? 세상은 공부만 많이 한 멍청이로 가득하죠. 결국 오직 끈기와 투지만이 강력한 힘을 가집니다." - 맥도날드(주) 초대 CEO 겸 이사회 의장 Ray Kroc -
다소 과장된 어투이긴 하지만, 끈기(persistence, 꾸준함, 근성)을 강조한 말입니다. 끈기가 있을 때 재능, 천재성, 지식도 실체를 갖게되고 결실을 맺는다는 얘기입니다.
Ray Kroc은 식당용 가구와 기기를 팔던 외판원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다가 멀티 쉐이커를 대량 주문한 맥도날드 형제를 만났답니다. 그들의 '가족과 이웃을 위한 패스트 레스토랑'이라는 사업모델 혁신에 감명을 받아, 맥도날드 라는 브랜드로 레스토랑 프랜차이징 사업을 함께 추진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일군 주인공입니다.
맥도날드의 모든 제조와 서비스 기술은 맥도날드 형제가 창조해낸 것이다. 햄버거, 프렌치프라이, 밀크쉐이크, 탄산음료의 조합으로 30초내에 주문된 음식을 제공하는 리시피, 주방 기기와 동선, 서비스 매뉴얼, 인테리오와 익스테리어, 브랜드와 로고... 이 모든 것을 맥도날드 형제가 만들었다. 그래서 그들은 창시자(Initiator)이다.
하지만 로스앤젤레스 외곽의 시골 도시인 샌버너디노에서 잘나가던 햄거버집을 미국 전력과 전세계로 뻗어 나가게 만든 경영자(Manager)이자 사업가(Businessman)는 Ray Kroc이다. 그래서 그는 맥도날드라는 글로벌 기업의 창시자는 아니지만 창업자(Founder)가 된 것이다.
어떤 사업체(enterprise)의 창시자는 대개 기술인이나 전문인이나 사업을 직접 시작하고 운영하던 사람이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사업을 기업체(company)로 만들고 성장시키는 창업자는 창시자가 아닐 수가 있다는 점을, 맥도날드라는 회사의 사례는 잘 보여준다.
Ray Kroc은 맥도날드 사업의 컨셉을 패스트푸드 요식업이 아니라 부동산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로 재정의(pivoting)하였다. 즉, 본사는 금융을 통해 대규모 투자금을 확보하여 목이 좋은 위치에 부동산을 확보하고 프랜차이즈 업주에게 임대하는 방식으로 프랜차이즈의 성장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 부동산 가치가 장기적으로 오르게 되면서 기업가치도 지속적으로 높아졌고 자금 확보를 위한 담보능력도 확대되었다. 경쟁 프랜차이즈를 압도할 만큼의 선도자의 잇점을 누릭 금융기관과 점주 양쪽에 걸쳐 강력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Ray Kroc는 맥도날드의 글로벌 가치사슬을 완성하고 이를 시스템으로 완비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구축했다. 그는 1984년에 별세했지만 1985년 이후의 기업가치도 연평균 14.3%라는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는 분명히 사업적으로 탁월한 사람이었지만 인간적인 신의나 도덕성 측면에서는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이다.
훗날 Kroc의 부인인 Joan Kroc은 남편이 남기고 간 유산의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부부가 합력해서 훈훈한 이야기로 남게 된 회사가 맥도날드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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