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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제자들이 왜 그러는지는 아십니까?

임윤철 발행인 승인 2024.02.22 21:06 | 최종 수정 2024.02.23 14:11 의견 0

젊은 의사들이 지금 의료상황을 왜 책임져야 합니까?
화가 많이 납니다. 어떻게 이 지경까지 왔는지 참담합니다. 지난 10여년 동안, 의료계 리더들은 물론, 보건복지부의 고위직 공무원들, 관련 국회의원들은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젊은 의사들이 왜 지금 국민에게 비난받아야 합니까? 이들이 왜 옷을 벗는 상황을 만들었습니까? 그동안의 의대학장들, 보건복지부 장관과 차관들, 보건의료담당 상임위의 국회의원들이 국민에게 종아리 매를 맞아야 합니다. 이들이 각자 본인들의 일을 제대로 했었으면 작금의 일이 일어났을까요? 자기 자리만 지키려다 보니까, 직면한 문제를 슬쩍 넘기다 보니까 작금의 일이 벌어진 것 아닙니까? 이들은 모두 가운을 벗겠다는 젊은 이들의 사회 선배들입니다. 사회의 선배들이 10년간 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前 정부, 또 그 以前 정부가 일하지 않은 것에 대해 2024년의 젊은이들이 왜 그 짐을 져야 합니까?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 사회에서 최고의 엘리트가 되겠다고 10년 이상을 몸을 갈아 넣으면서 뛴 젊은 의사들이 왜 이 시점에 가운을 벗어야 합니까?

2023년 하반기에 과학기술계에서 일어난 정부R&D예산 삭감사건으로 젊은 인재들이 현장을 떠난다고 어수선합니다. 과학기술은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이라 국민들이 체감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립니다만 의료계는 다릅니다. 시시각각 생명이 달려있는 것으로 국민들은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지금 상황 때문에 우리는 또 헬조선!을 외치게 합니다. 정부가 정책을 만들어 집행을 하려면 그 정책이 소프트랜딩 되도록 하는 방법과 절차를 찾았어야하는데, 지금 펼쳐지는 상황은 매우 불안합니다. 우리나라의 최고 엘리트라는 집단과 국민을 갈라치기 하면서 소프트랜딩이 됩니까? 우리 사회가 편해질까요? 의사정원이 부족하면 늘려야지요. 당연히 늘려야지요 그런데 이 방법이 맞나요? 절차가 맞나요?

국민은 두렵습니다. 우리를 볼모로 이렇게 해도 됩니까? 국회의원 뱃지만 생각한 정치인들, 복지부동한 고위 공무원들은 공복公僕입니다. 우리 국민의 심부름꾼을 자처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 지경을 만들어도 됩니까? 또, 의사라는 우월감에 취한 의료계 선배들에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의료전문가로서 내일만 하면 된다는 식의 사고와 할테면 해보라는 식의 생각에 빠져있었던 것 아닙니까? 왜 2024년의 전공의가 사표내고, 의대학생들이 휴학을 해야 합니까? 의사들을 전 국민의 적으로 만드는 방법이 정부의 전략입니까? 또 묻고 또 묻고 싶습니다. ‘선진국 의료계는 의대정원 증원을 반대하지 않는다’ 라는 정부이야기는 정말 위험하고도 유치합니다. 증원하는 과정에서 그 나라 정부와 그 나라 의료계가 함께 소통한 과정도 이야기를 해주어야지요. 또, 그 나라 의료계에서는 반대하지 않아도 될 만큼 나름의 의료환경이 갖춰있었던거는 아닌가요? 이런 내용도 우리 국민에게 알려주어야 우리가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 국민을 너무 어린아이로 생각하는 것 아닙니까?

의료계에 오랫동안 산적한 문제가 여럿 있는데 이를 의대정원을 증원시키겠다는 단순한 정책하나로 밀어붙이는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다른 여러 문제를 각기 다르게 풀어야 하는데 한가지 해결책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창의적이지 않습니다. 논리적이지도 않습니다. 밀어붙이니까 바로 또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옛날부터 회자된 웃푼이야기지요. 의대에 제일 많이 합격자를 내는 학교는 서울공대랍니다. 반도체도 중요하고 AI도 중요합니다. 조직이던, 나라이던 우수한 인재가 많아야 흥興합니다. 인재를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외국인재도 끌어들여야 할 판입니다. 그런데 몇 명 되지도 않은 우리 인재들이 공대에서 의대로 움직인답니다. 인재들의 수가 얼마 되지도 않은데 이리 움직이고 저리 움직이고, 인재들이 휴학하고 사표내고 .... 이래서 경제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습니까?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기억하라고 한들 효과가 있겠습니까?

의료계의 산적한 포괄적인 문제를 세밀하게 각기 다른 방법으로 풀어야 하는데 구태의연한 접근으로 소통도 충분히 하지 않는 관련 의료계 리더들을 고발하고 싶습니다.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고위직 공무원이야 작금의 상황에 책임지고 옷을 벗으면 그만이겠지만 그 많은 젊은이들의 희생과 좌절은 어쩔겁니까? 국민들의 불안은 어떻게 할겁니까?

이제라도 다시 만나서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젊은이들을 희생시키지 말아야 하는 것이 선배 리더들이 해야 할 역할입니다. 과학기술계에서 벌어진 일이 답답했었는데, 의료계를 보니 더 답답해집니다.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까 더 참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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