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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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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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의로 실직했을 때의 충격은 당연히 크다. 하지만 스스로 원해서 사표를 던졌다고 해도 약속된 미래가 없는 경우에 느끼는 감정도 타의로 실직했을 때와 별로 다르지 않다.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원하는 직업을 찾아가는 길이 순탄치 않기 때문이다. 나는 세 번 직업을 바꾸면서 마지막 전환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실직자가 되면서 여러 가지 들쭉날쭉한 감정을 겪었지만 실직이라는 위기를 또 다른 세상을 열어가는 기회로 삼았다.
다윈의 말처럼 변화에 민감할 필요가 있다. 민감하기 위해서는 눈과 귀를 다방면으로 활짝 열어두고 또 필요하다면 학습을 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생존비법이다. 어느 쪽이든 변화에 민감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가 중요하다. 첫째 자기 자신에 대하여 잘 알기, 둘째 이것을 바탕으로 일에 대한 관점 바꾸기, 셋째 바뀐 관점에 맞는 일을 하기. 이 세 가지를 한 줄로 요약하면 ‘우리 자신의 통제권 밖에 있는 바꿀 수 없는 세상 탓을 하지 말고 우리 자신을 바꾸어 그에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직자를 망가뜨리는 최악의 행동은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것이다. 리처드 코치의 저서 〈낯선 사람 효과〉에 의하면 꼭 필요한 정보를 건네주는 메신저들은 자주 교류하지 않거나 때론 처음 만나는 사람이기도 하다고 한다.
구직활동을 하다 보면 지원과 낙방이 한 세트로 반복되면서 구직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적 불안감을 느끼게 되고, 상황적 딜레마에 접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조울증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분이 좋아졌다가 금방 가라앉기도 한다. 그 회사는 왜 나 같은 인재를 못 알아보지? 내가 영 경쟁력이 없는 건가? 도대체 취업이 되기는 하는 건가?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이 모든 것은 당연한 걱정이다.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주요 메시지도 흥미와 관심 영역을 꾸준히 찾고 그것을 직업으로 연결시키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절대 무리하게 선택하라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포기하지 않고 간직하고 키우고 있으면 기회가 온다는 것이다.
자신의 흥미를 아는 것은 무엇이든 새로 시작할 때 기초 자료가 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모른다. 따라서 ‘나는 무취미요, 무특기’라고 한들 너무 머쓱할 필요가 없다. 흥미 검사를 통해 탐색해 본 여러 활동들을 나열해보고, 이것저것 재미 삼아 해보면 된다. 시도해보고 아니면 말고, 또 다른 것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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