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_트렌드 코리아 2024

김난도 승인 2024.01.04 15:44 | 최종 수정 2024.01.15 18:42 의견 0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포스트 팬데믹 글로벌 경제는 ‘모나리자’ 같다”는 표현을 썼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 〈모나리자〉는 웃는지 슬픈지 찡그리는지 알 수 없는 오묘한 미소로 유명한데, 팬데믹 이후 세계 경제의 모습이 바로 이렇게 모호하다는 것이다. 〈매경이코노미〉는 우리 경제가 경기하강 국면에서도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증가하고 증권시장도 활황을 보이지만, 소비 둔화 가능성과 부동산의 잠재 부실 문제점도 함께 보이는 ‘모나리자의 모호함’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 불확실성의 허들을 어떻게 뛰어넘을 것인가가 관건이다. 위기와 기회가 교차하는 상황에서 가볍게 뛰어넘는 자와 걸려 넘어지는 자의 구분이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 차이는 역시 변화에 대한 대응 역량에 달려있고, 그 첫출발은 지금 어떤 트렌드가 생성되고 있는가를 아는 것이다.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한국 사람들이 늘 바쁘다고는 하지만, 요즘 사람들의 시간관념은 예전과 확연히 다르다. ‘시간의 가성비’를 극도로 중요시하며 사용 시간의 밀도가 매우 높아졌다. 이것은 단지 바빠서가 아니다. 소유 경제에서 경험 경제로 경제의 패러다임이 이행하면서 시간이 돈만큼이나 중요한 자원이 됐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비싼 소유물을 과시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여행지·맛집·핫플레이스의 인증샷으로 자랑을 하는 시대다. 예전에는 일주일에 한 편 정도 ‘주말의 명화’를 즐겼다면, 다양한 OTT 플랫폼이 넘쳐나는 지금은 하루에도 몇 시간씩 ‘콘텐츠’를 시청한다. 모두 엄청난 시간을 요구하는 일이다. 현대사회에서 시간은 단연 가장 소중한 자원이고, 그것을 아껴 쓰고 그 가성비를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됐다.

기술 발달의 속도는 선형적(線形的)이 아니라 가속적이다. 마이크로칩의 용량은 2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는 이를 훨씬 넘어선다. 챗봇의 계산 능력이 2년마다 100배 향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이 10년 후 챗봇의 성능은 지금의 100만 배가 될 것이라 예측한 것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아찔하다. ‘챗GPT’가 선보인 지 1년이 지난 지금도 충분히 놀라운 변화를 겪고 있는데, 2년마다 100배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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