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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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0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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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저출산, 급속한 고령화, 통일 등의 담론이 매스컴을 장식한다. 이들 담론이 동시대성을 보여준다. 분명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큰 변화가 있을 듯하다.
프랑스 말에 “늑대와 개의 시간”이란 표현이 있는데 이는 전환기에 새로운 사상이 나타남을 말한다. 낮은 밝아 늑대인지 개인지 분명하여 생각할 필요가 없고 밤은 보이지 않아 생각할 수도 없지만, 황혼녘이나 새벽녘엔 헷갈려 더 생각하고 그로 인해 새로운 사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시대를 ‘늑대와 개의 시간’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한창 한국 사회를 흔들고 있는 미투(나도 당했다)를 그는 언어 게임으로 볼 것이다. 미투가 없었을 때도 성희롱은 존재했겠지만, 이것이 있음으로써 성희롱과 성폭력이 세상에 드러나게 된 것이다. 이상의 여러 예를 보면서 개념을 존재가 드러나게 하는 생명력으로 정의한다.
하지만 모든 개념이 생명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닫힌 개념이 있기 때문이다. 닫힌 개념도 열린 개념으로 거듭날 수 있는데 그러려면 ‘흔들기’가 필요하다.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세상을 개념 모방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개념설계의 눈으로 보는 것이다. 빠른 모방으로 우리 경제는 여기까지 왔다. 나쁘진 않다. 개념 모방으로 생존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해도 좋다. 문제는 개념 모방으로 생존하기 어려울 때인데, 이런 경우 새로운 개념을 설계해야 하는데 우리의 정신세계가 개념설계를 담아내는 데 이르지 못하고 있다.
정신세계, 즉 생각을 바꿔야 한다. 모방이나 기존의 개념을 따르는 노예적 생각으로 개념설계를 제대로 할 수는 없다. 어떻게 생각을 바꿀까? 먼저 과거의 지배를 받는 머리를 망치로 쳐야 하고, 새로운 개념설계를 하는 사고기법을 이해해야 하며, 그런 연후에 시대성을 읽어 내는 촉을 세워야 한다.
개념설계의 사고기법 중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 잘 되는 것이 디자인 사고다. 도시재생, 빈부 격차 해소, 4차 산업혁명, 저출산 고령화 등등 미래 세상을 예측하고 그에 합당한 개념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
디자인 사고가 잘 되는 이유가 궁금해진다. 한국 사회는 사적 가치보다 공공 가치를 사람들이 소중히 생각하여 이를 잘 수용하는 공동체 문화가 그 뿌리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 주도 사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부나 지자체가 나서서 어떤 개념을 설계하여 끌고 가기 때문에 새로운 개념이 급속히 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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